문화생활/읽은 책

참 서툰 사람들 - 박광수

아트리(喆) 2010. 2. 27. 10:44

 

그림 사진이 많은 책이라 읽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글들이 또렷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읽으면서

위록 되고 나와 같은 생각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힘들고 지친 날, 나는 가끔 또 다른 내가 있었으면 한다.
내가 날 꼭 안아 줄 수 있게. - 26페이지

그 사람이 왜 좋습니까? 이유요? 그런 거 없습니다. 싫은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고, 좋은 데 어떤 이유가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내 심장이 그 사람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 35페이지 
 

우체통이 빨간것은

그 안에 넣은

내 편지들을 읽어서다.

우체통은

내 편지를 읽고

나 만큼이나

부끄러웠나 보다.

얼굴이 빨게졌다. -38페이지

 

사랑에 빠지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더니, 그렇더군요.

한데 떠난 당신,

가실땐 내 눈에 씌어 놓으신 그 콩깍지

빼주고 가셨어야죠.

예? - 44페이지


정말, 진짜, 너무. 이런 단어들이 왜 생겨난 줄 아세요? 그건 단지 '사랑한다'는 말로는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을 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정말, 진짜, 너무. - 48페이지


내가 당신을 보며 아무말 없이 미소 지으면

입 밖으로 말은 꺼내지 않지만 내가 "사랑해"라고 말한 줄 아세요.

내가 당신을 볼 때마다

"사랑해"라고 말하면, 그말이 그 뜻이 너무 가치 없을 테니 말이에요.

세상의 언어들로 그 느낌 다 전할 수 없기에

내가 아무 말 없이 당신을 보며 미소 지으면,

당신도 말없이 그렇게 미소 지어 주세요. 110페이지

 

작명.

당신의 이름을 누가 지었나요?

당신의 이름을 지은 그 사람은 알았을까요?

후일 그 이름이 그 이름 석자가

누군가에게 이리 그리운 단어로 남으리라는 것을요.

그는 알았을까요? 115페이지

 

하지 못한말.

긴긴 겨울밤 내 간절한 그리움이

당신의 창문가에 이르렀을때

당신께 두서없는 편지를 씁니다.

날씨를 핑계삼아

혹시 감기에 걸리지 않았느냐고

당신의 안부를 묻고는 더 쓸 말이 없습니다.

할 말이나 묻고 싶은게 없는 건 아니지만

그립다는 말,보고 싶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당신께 누가 될까봐 차마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난 그저 당신의 안부만 묻습니다.

잘 지내시나요? -123페이지

 

나는 어쩌면 친구가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좋은 형이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좋은 동생이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그저 내 편이 필요했을 뿐인지도 모른다. 세상 사람들이 내게 다 등을 돌려도 끝끝내 내 편이고야 마는 사람, 세상 사람들이 내게 돌을 던지면 같이 돌 맞아 줄 사람. 나는 친구, 동생, 형, 사랑하는 사람보다도 그저 단 하나, 내 편이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 137페이지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을게.

'나 없이 잘 살아'라고 말하지 않을게.

안녕이라고 말하면 영원히 못 보게 될까봐.

나 없이 잘 살라 말하면 정말 그렇게 될까봐.

그냥 아무말도 하지 않을게.

아무 말도 없는게 서운할지 몰라도

내겐 오히려 그게 희망이니까.

그냥 아무 말없이 안녕. - 190페이지

 

유전

외로움 잘 타고, 눈물 많고, 정도 많고, 친구좋아하고, 사람좋아하고,퍼 주기 좋아하고,

쓸데없이 솔직하고, 지나치게 화끈하고,너무 감성적이고,바보처럼 계산 못하고,

걱정이다

내 아들 날 닮으면 세상살기 힘들 텐데. -21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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