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사진이 많은 책이라 읽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글들이 또렷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읽으면서
위록 되고 나와 같은 생각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힘들고 지친 날, 나는 가끔 또 다른 내가 있었으면 한다.
내가 날 꼭 안아 줄 수 있게. - 26페이지
그 사람이 왜 좋습니까? 이유요? 그런 거 없습니다. 싫은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고, 좋은 데 어떤 이유가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내 심장이 그 사람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 35페이지
우체통이 빨간것은
그 안에 넣은
내 편지들을 읽어서다.
우체통은
내 편지를 읽고
나 만큼이나
부끄러웠나 보다.
얼굴이 빨게졌다. -38페이지
사랑에 빠지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더니, 그렇더군요.
한데 떠난 당신,
가실땐 내 눈에 씌어 놓으신 그 콩깍지
빼주고 가셨어야죠.
예? - 44페이지
정말, 진짜, 너무. 이런 단어들이 왜 생겨난 줄 아세요? 그건 단지 '사랑한다'는 말로는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을 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정말, 진짜, 너무. - 48페이지
내가 당신을 보며 아무말 없이 미소 지으면
입 밖으로 말은 꺼내지 않지만 내가 "사랑해"라고 말한 줄 아세요.
내가 당신을 볼 때마다
"사랑해"라고 말하면, 그말이 그 뜻이 너무 가치 없을 테니 말이에요.
세상의 언어들로 그 느낌 다 전할 수 없기에
내가 아무 말 없이 당신을 보며 미소 지으면,
당신도 말없이 그렇게 미소 지어 주세요. 110페이지
작명.
당신의 이름을 누가 지었나요?
당신의 이름을 지은 그 사람은 알았을까요?
후일 그 이름이 그 이름 석자가
누군가에게 이리 그리운 단어로 남으리라는 것을요.
그는 알았을까요? 115페이지
하지 못한말.
긴긴 겨울밤 내 간절한 그리움이
당신의 창문가에 이르렀을때
당신께 두서없는 편지를 씁니다.
날씨를 핑계삼아
혹시 감기에 걸리지 않았느냐고
당신의 안부를 묻고는 더 쓸 말이 없습니다.
할 말이나 묻고 싶은게 없는 건 아니지만
그립다는 말,보고 싶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당신께 누가 될까봐 차마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난 그저 당신의 안부만 묻습니다.
잘 지내시나요? -123페이지
나는 어쩌면 친구가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좋은 형이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좋은 동생이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어쩌면, 그저 내 편이 필요했을 뿐인지도 모른다. 세상 사람들이 내게 다 등을 돌려도 끝끝내 내 편이고야 마는 사람, 세상 사람들이 내게 돌을 던지면 같이 돌 맞아 줄 사람. 나는 친구, 동생, 형, 사랑하는 사람보다도 그저 단 하나, 내 편이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 137페이지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을게.
'나 없이 잘 살아'라고 말하지 않을게.
안녕이라고 말하면 영원히 못 보게 될까봐.
나 없이 잘 살라 말하면 정말 그렇게 될까봐.
그냥 아무말도 하지 않을게.
아무 말도 없는게 서운할지 몰라도
내겐 오히려 그게 희망이니까.
그냥 아무 말없이 안녕. - 190페이지
유전
외로움 잘 타고, 눈물 많고, 정도 많고, 친구좋아하고, 사람좋아하고,퍼 주기 좋아하고,
쓸데없이 솔직하고, 지나치게 화끈하고,너무 감성적이고,바보처럼 계산 못하고,
걱정이다
내 아들 날 닮으면 세상살기 힘들 텐데. -21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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