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좋은 글

나 그냥 그렇게 산다 - 한승원

아트리(喆) 2009. 4. 17. 10:55

나 그냥 그렇게 산다 - 한승원

구름이 물었다
요즘 무얼 하고 사느냐고
내가 말했다
미역냄새 맡으며
모래알하고 마주앉아
짐짓 그의 시간에 대하여 묻고
갈매기하고 물떼새하고 갯방풍하고 갯잔디하고
통보리사초 나문재하고 더불어
짭짤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하며
거나하게 취한 채
먼 바다에서 객기 부리며 달려오는 파도하고 함께 재주넘고
또 술 한 잔
나 그냥 그렇게 산다.
그 하늘위 그 하늘 아래에 오직 내가 혼자 서 있을뿐
내 운명의 버거운 짐 누가 대신 짊어져 주랴 하고
노래하며 바닷가 모래밭에 열어놓은 나의
길 따라 비틀거리며 출렁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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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남쪽 바닷가...장흥어딘가에 시비에 적혀있단다..

아제아제바라아제의 한승원 님이 쓴 시인가보다.

남해가 보이는 해변에서 이런 시를 읽으면

그냥 그자리에서 뿌리 박고 살고 싶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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